[근조] 대한민국 모든 3040의 연인, ‘엘프’의 명작 9선

엘프가 사라진다. 야동이라는 개념이 성립하기도 전 야겜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올챙이들을 허공으로 몰아놓았던 전설의 회사 엘프. 이들 게임을 우리가 돈 주고 했다면, 엘프는 이미 블리자드처럼 대형 회사가 돼 있었을 것이다. 비록 돈 한 푼 안 내고 했지만, 다행히도 엘프가 전성기를 달릴 때의 게임들은 다수가 한글화됐다. 그 추억의 명작들을 모아봤다.

1. 동급생

한 절륜남이 여름방학 동안 동네 처자들과 므흣한 시간을 보내는 게임. 쉘 쉐이딩 기법이 넘치는 지금 꼬꼬마들은 모르겠지만, 당시 16칼라 도트 노가다의 혼이 들어간 그래픽은 거의 오큘러스를 체험하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해줬다. 마우스로 액션을 취하는 인터페이스에서 느껴지는 쾌적함은 그야말로 잡스가 체험했다면 AWESOME을 외쳤을 수준.

한 줄 평: 이웃을 도와주면 복이 생긴다는 교훈을 준 게임

2. 유작

한 교육자 출신 변태 수위가 자신을 무시하는 아이들에게 자신만의 참교육을 내리려다 저세상으로 가는 게임. 던전 어드벤처 형식으로 추리 요소와 긴박감 넘치는 전개를 잘 엮었다는 평가. 게임은 이사쿠라는 나쁜 놈을 물리치는 내용인데, 어찌 된 게 유저들이 이사쿠 쪽에 감정 이입하는 사태가 일어나며, 이후 <취작>, <귀작>이라는 후속작이 등장했다.

한 줄 평: 이 남자놈 때문에 충격받은 아이들이 많았다.

3. 드래곤 나이트 4

보급이 많이 된 건 3편이었는데(서양에서 재수입한지라 ‘젠타의 기사’로 더 유명했다) 정작 열혈 팬을 모은 건 이쪽. 이 게임은 무시무시한 시스템을 차용하고 있는데 SRPG 주제에, 게임 내에서 캐릭터가 죽으면 다시는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여성 캐릭터들의 H씬을 한 번이라도 더 보고자, 한 명도 죽지 않는 완벽한 전투를 계속하게 된다. 덕택에 엄청나게 높은 난이도가 되어버린 게임. 반전 시나리오가 상당히 쩌는 편이다.

한 줄 평: 나이를 먹어도 개는 개

4. 카와라자키의 일족

하원기가의 일족으로 많이 알려진 게임. 선택형 텍스트 어드벤처 장르에서 선구자적으로 멀티 엔딩을 도입했다. 후속작 격인 노노무라 병원 사람들 쪽이 좀 더 완성도가 높다고는 하지만, 정신 나간 설정으로 인해(…) 국내 한정 인지도는 이쪽이 높았다. 꼬추도 서기 전부터 warning.or.kr을 지겹도록 보는 요즘 아이들이야 잘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매우 하드코어한 설정으로 충격을 안겨다 줬다. 그냥 집안사람들이 사실 다 남남이고, 시도 때도 없이 그것을 해대고(…)

한 줄 평: 위 이미지를 쓴 이유는 멀쩡한 이미지를 찾을 수 없어서(…)

5. 애자매

한 줄 평: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6. 동급생 2

업계에 충격으로 다가온 명작 <동급생>의 후속작. 플로피디스크 16장의 뜨악한 용량으로 등장했다. 1편을 넘은 그래픽은 장인정신으로 뭉쳤으며, 시나리오와 세계관이 대폭 보강되며 연애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를 확립하기에 이른다. 이후 모든 야겜은 이 게임의 영향 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두 야겜하며 딸 잡기 전 잠시 엘프에 명복을 비는 습관을 기르도록 하자.

한 줄 평: 오죽하면 용산에서 이런 행사마저(…)

7. 세상의 끝에서 사랑을 노래한 소녀 YU-NO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엘프 최후의 전성기로 꼽히는 게임. 이브 더 버스트 에러로 유명한 칸노 히로유키가 참여한 작품으로, 시나리오와 설정은 야겜 역사상 최대의 볼륨을 자랑한다. 분기가 너무 많아지자, 아예 작품 본편은 분기 없는 일방통행으로 진행하게 했을 정도. 하지만 남들 다 윈도우로 건너간 시절에 홀로 16칼라와 삐비빅 사운드의 도스에 남아 큰 인기를 얻지 못했고, 후에 새턴판으로 이식되며 재평가를 받는다.

한 줄 평: 끝까지 하면 역사상 최고의 개막장 드라마임을 알게 된다.

8. 취작

전작 유작의 동생이라는 설정으로 등장한 게임. 전작보다 한층 더 변태스러워져서 이제는 기숙사 안에서 비디오를 찍고 협박하는 컨셉. 노가다가 엄청나게 요구돼서 매뉴얼 없이 깨려면 엄청난 인내력을 필요로 하기에, 역시 변태짓도 아무나 할 수 없다는 교훈을 줬다. 컨셉의 참신함과 전작의 인기로 20만 장 가까이 팔아치웠지만, 정작 평이 크게 엇갈리며 엘프 몰락의 시초가 된 게임이기도 하다.

한 줄 평: 당시 모니터에 손 대던 현실과 유리된 개변태를 다량 양산하기도…

9. 미육의 향기

엘프가 망하기 직전 최후의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은 게임. 동시에 마지막으로 한글화된 게임이기도 하다. NTR 게임(애인이 당하는 걸 보며 괴로워하는 장르)으로 알려졌지만, 이상하게 시나리오 완성도가 매우 높아서 긴장감 타게 하는 전개, 성인향의 움직이는 일러스트로 평가가 굉장히 좋았다. 후속작들은 완성도도 못 미쳤으나, 이미 성인용 게임 자체가 추억의 시장이 된 지라 엘프는 이렇게 문을 닫게 된다.

한 줄 평: 엘프빠 아재들의 마음을 달래준 게임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근조] 대한민국 모든 3040의 연인, ‘엘프’의 명작 9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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